No. 738, 교회를 옮기는 것에 대하여

“주변에 좋은 교회가 많은데 왜 제자삼는교회에 등록을 하려고 하세요?” 교회를 개척하고 가정교회를 하기 전까지 교회에 등록하려는 사람들에게 늘 물었던 질문입니다. 한 사람이 귀한 개척교회 목사 배짱이 대단하지요?^^ 가정교회를 시작한 후로는 이동 교인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목장에 먼저 등록을 하고 교회를 어느 정도 경험한 다음에 교회에 등록을 하니까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등록을 한다고 해서 담임목사를 개별적으로 따로 만나는 시간도 없습니다.

교회의 수적인 성장에 관심이 없는 목사는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교인 숫자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숫자 보다는 건강한 목회를 하고 싶었고, 그 가운데 하나가 성도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인이 등록을 하면 주변에 있는 좋은(?) 교회들을 이름을 알려주면서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자삼는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다가 행복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교회를 옮기라고 했습니다.

제가 대단한 목사도 아니고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목사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제게 주신 은사와 달란트는 제한적입니다. 저하고 맞는 성도들은 행복할 것이고 저도 행복할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목사도 행복하고 성도도 행복해야 합니다. 서로 맞지 않는데 불평하면서 억지로 같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교회 외부로부터 오는 방해나 핍박은 어쩔 수 없겠지만 교회 내적으로 서로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할 때 건강한 교회를 꿈꾸면서 교회 헌장을 만들었습니다. 헌장 5항이 이렇습니다. “제자삼는교회는 각자의 신앙 성장과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들어오고 나갈 수 있다.” 제게는 건강한 교회에 대한 꿈이 그만큼 컸었던 것 같습니다. 교회를 옮기는 일을 굳이 교회 헌장에 까지 담을 필요는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하나님이 또 하나의 교회가 아니라 성경적인 교회를 해보고 싶은 마음을 제게 주셨습니다.

교회를 옮기는 것에 안전장치(?)도 교회 규칙에 마련해두었습니다. 그것은 안식년제도입니다. 제자삼는교회에서 신앙생활이나 사역을 하다가 지치면 1년 동안 안식년을 할 수 있습니다. 안식년 기간에 다른 교회에서 가서 예배하고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 교회가 자기와 맞는 것 같으면 교회에서 이명증서를 받아서 그 교회로 옮기면 됩니다. 무턱대고 교회를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삼는교회에 적(籍)을 두고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예배하도록 한 것입니다.

저는 교회를 옮기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는 모든 교회가 주님의 교회이니까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약한 교회가 일꾼을 보내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데 그 교회로 가면 그 교회는 기도에 응답을 받은 것입니다. 저도 개척 초기에 그런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아름답게 옮기시면 됩니다. 잠시 이별이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나종열 목사)